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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름의 약속, 드디어 완성한 강아지 색연필 그림 (Summer Promise: Completed Color Pencil Dog 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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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쯤이었을까. 아이들과 함께 멀지 않은 곳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다. 노견인 우리 아이들에게 풀장이나 운동장 같은 부대시설은 그림의 떡이지만, 그저 함께 콧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펜션에서 만난 다른 강아지들은 다들 기운 넘치는 청춘이더라. 우리 집순이들은 그 사이에서 조금 겁이 났는지, 불편한 탄이는 내 품에 안겨 레미는 창문 너머로 눈만 빼꼼 내밀며 그 풍경을 지켜보곤 했다. ​ 그러다 문득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탄이와 같은 포메라니안이었는데, 털색이 정말 오묘하고 특이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무슨 용기가 났는지 실례를 무릅쓰고 견주분께 조심스레 여쭤봤다.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데, 혹시 아이 사진을 좀 받아볼 수 있을까요?" 감사하게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공유해 주셨고, 집에 돌아가면 꼭 예쁘게 그려보겠노라 약속했다. 하지만 그 무렵 탄이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그림을 그릴 여유도, 마음도 챙기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갔고 그 약속은 기억 한구석에 내려놓을수 밖에 없었다. ​ 최근 들어 조금씩 안정을 찾으며 문득 그 아이가 생각났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 스케치를 시작했지만, 그리다 놓기를 반복하며 아주 천천히 진행이 되어 며칠이 걸렸다. 중간 과정 사진은 남기지 못해도, 정성을 다해 차분차분하게 색연필과 물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A soft and fluffy Pomeranian, captured with colored pencils.” (색연필로 담아낸 보송보송한 포메라니안입니다.)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 걱정하며 견주분께 DM을 보냈다. 잊지 않고 완성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림을 사고 싶다고 하셨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나중에 누군가 강아지 그림을 맡기고 싶어 한다면 저를 떠올려 달라는 짧은 부탁과 함께, 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며 대화를 마쳤습니다. ​ 가슴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는 날입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내 주변의 예쁜 생명들을 그려보...